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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대륙별 최고봉(Seven Summits)

by cedo 2025.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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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Mckinly(Denali)
Mt, Mckinly(Denali)

대륙별 최고봉: 지구의 지붕을 찾아 떠나는 여정

산은 수천 년 동안 인류를 매료시켜 왔습니다.
거대한 산맥은 기후를 조절하고, 문화권을 나누며, 신과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탄생시켰죠.
이러한 산들 중에서, 각 대륙에는 고유의 '최고봉'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단순한 자연의 조형물이 아니라, 인간의 도전정신과 꿈을 상징합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지구를 한 바퀴 돌며, 각 대륙을 대표하는 "대륙별 최고봉(Seven Summits)" 을 탐험해 보겠습니다.


1. 아시아 — 에베레스트 산 (Mount Everest 8,848.86m)

에베레스트 산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네팔과 중국(티베트) 국경에 걸쳐 있으며, 현지에서는 각각 "사가르마타(Sagarmatha)", "초모랑마(Chomolungma)" 라고 불립니다.
거대한 에베레스트는 수천 년 동안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해왔습니다.

1953년 5월 29일, 뉴질랜드의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네팔 셰르파족의 텐징 노르게이가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 역사적인 순간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정신을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도 매년 수백 명이 에베레스트에 도전하지만, '죽음의 지대(8,000m 이상)'와 눈사태, 혹독한 폭풍 등 위험 요소가 끊이지 않습니다.
특히, 셰르파족에게는 에베레스트가 신성한 존재로 여겨지며, 등반 전에는 푸자(Puja) 라는 제사를 지내기도 합니다.


2. 남아메리카 — 아콩카과 산 (Aconcagua 6,961m)

아르헨티나 안데스 산맥에 위치한 아콩카과 산은 아시아 이외 지역 중 가장 높은 산입니다.
'돌로 된 수호자(Stone Sentinel)'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멘도사 지방을 압도하는 거대한 모습을 자랑합니다.

1897년, 스위스 등반가 마티아스 주르브리겐이 첫 정상 정복에 성공했습니다.
아콩카과는 기술적인 등반 장비 없이도 오를 수 있지만, 고산병과 강풍, 급격한 기온 변화 때문에 매년 많은 사고가 발생합니다.

에베레스트처럼 빙벽을 넘는 대신, 아콩카과는 극한의 환경과 싸워야 하는 산입니다. 그러나 비교적 접근성이 좋고 비용도 낮아 많은 사람들이 '7대륙 최고봉' 완주를 위해 찾습니다.


3. 북아메리카 — 디날리 산 (Denali 6,190m)

이전에는 '맥킨리 산'으로 불렸던 디날리 산은 알래스카에 있으며, 북미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현지 원주민 언어로 "높은 존재" 를 뜻하는 디날리는, 해발 고도뿐 아니라, 해수면 기준으로 보면 에베레스트보다 더 높이 치솟아 있습니다.

1913년, 허드슨 스턱(Hudson Stuck)과 그의 팀이 최초로 정상에 올랐습니다.
디날리는 북극권 특유의 혹독한 날씨로 악명이 높아, 체감온도는 -40도 이하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거대한 얼음빙하를 가로지르고, 눈보라를 헤쳐야 하는 디날리 등반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인내를 요구합니다.


4. 아프리카 — 킬리만자로 산 (Mount Kilimanjaro 5,895m)

킬리만자로 산은 탄자니아 북부의 대초원 위에 우뚝 솟아 있습니다.
3개의 화산 원뿔(키보, 마웬지, 시라)을 지닌 이 산은 한때 활발한 화산 활동을 했던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1889년, 독일인 한스 마이어와 오스트리아인 루트비히 푸르첼러가 정상에 최초로 올랐습니다.
킬리만자로 등반은 기술적인 장비 없이 걸어서 가능하지만, 급격한 고도 변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산병에 시달립니다.

열대 우림부터 얼음 지대까지, 다양한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킬리만자로는 단순한 등반이 아닌 '인생의 여행'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작품 '킬리만자로의 눈' 에서도 아름답게 묘사된 바 있습니다.


5. 유럽 — 엘브루스 산 (Mount Elbrus 5,642m)

엘브루스 산은 러시아 캅카스 산맥에 위치한 유럽 대륙의 최고봉입니다.
거대한 휴화산인 엘브루스는 쌍봉을 가지고 있으며, 서쪽 봉우리가 더 높습니다.

1874년, 플로렌스 크로포드 그로브가 이끄는 영국 탐험대가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습니다.
엘브루스는 기술적으로는 비교적 쉬운 편이지만, 눈폭풍과 눈사태 위험 때문에 만만히 볼 수는 없습니다.

엘브루스는 지리적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며, 다양한 문화가 교차하는 상징적인 산으로 여겨집니다.


6. 남극대륙 — 빈슨 매시프 (Mount Vinson 4,892m)

남극대륙의 엘스워스 산맥 깊숙이 숨겨진 빈슨 매시프는 지구상 가장 고립된 최고봉 중 하나입니다.
1958년에 발견되어, 1966년 미국 원정대에 의해 처음 등반되었습니다.

고도는 다른 대륙 최고봉에 비해 낮지만, -50°C 이하의 혹한, 길고 어두운 남극 겨울, 고립된 지리적 특성 때문에 빈슨 매시프는 매우 위험한 산입니다.

남극으로 향하는 전세기 비용, 베이스캠프 구축 등 엄청난 비용과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도전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상에 서면, 끝없는 설원의 장엄한 경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7. 오세아니아 — 푼착자야 (카르스텐스 피라미드) (Puncak Jaya 4,884m)

오세아니아 대륙에서는 인도네시아 파푸아 주에 위치한 푼착자야(카르스텐스 피라미드) 가 가장 높은 산입니다.
(참고: 오스트레일리아 대륙만 한정할 경우, 코지어스코 산(2,228m)이 최고봉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1962년, 하인리히 하러(영화 티벳에서의 7년 주인공)가 이끄는 탐험대가 첫 등정을 했습니다.
푼착자야는 열대우림 한가운데 솟은 석회암 봉우리로, 고난도의 암벽 등반 기술이 필요합니다.
또한, 지역 정치 불안정성과 복잡한 허가 절차로 인해 접근조차 쉽지 않습니다.

이 산은 7대륙 최고봉 중 기술적으로 가장 어렵고, 탐험가 정신을 제대로 시험하는 곳으로 꼽힙니다.


결론

7대륙 최고봉은 단순히 지질학적 상징이 아닙니다.
이들은 인류가 '불가능'에 도전해 온 역사를 증명합니다.

높은 하늘을 찌르는 에베레스트, 킬리만자로의 하얀 정수리, 남극의 얼어붙은 빈슨 매시프까지 —
각 산은 우리에게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일깨워 줍니다.

이 산들은 언제나 우리를 부릅니다.
"나를 찾아, 내 정상에 서 보아라."